소설/판타지

Episode. 08 — 깨어나는 공명

올 오브 노션 2025. 4. 25. 01:03
반응형

 

 

 

보쿠로 연대기

Ep.08 — 깨어나는 공명


“모든 진실은, 파동처럼 작은 떨림으로부터 시작된다.”


: 성역의 깊은 숨

결정이 복원된 이후, 성역 내부는 잠든 심장이 다시 박동을 시작한 듯 조용한 진동을 품고 있었다.


제단은 여전히 빛을 머금고 있었고, 그 주위를 맴도는 은빛의 흐름이 공간을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었다.

 

사에나는 조용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손바닥을 바닥에 댔다.

“공명이 퍼지고 있어… 장치 일부가 반응하고 있어.”

 

레브가 고개를 돌리자,

성역 중심부 벽면 일부가 스르륵— 부드럽게 갈라지며 무언가가 드러났다.


희미하게 빛나는 무늬, 기계와 마법이 교차된 복잡한 판형.

 

레브가 물었다.

“이건 뭐지?” 

 

“이건 ‘드림 링크’야. 잊힌 차원들과 이곳을 연결해주는 중계 장치.
예전에는 여섯 개가 있었는데… 지금 반응하는 건 하나뿐이야.”


: 문양의 발현

레브의 손등이 다시 반응했다.
빛이 선처럼 퍼지며 팔을 타고 흘렀고,
그 선은 그의 손끝에서 장치 쪽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사에나는 놀라지 않았다.
“네 문양이 이 장치와 맞닿는 건 처음이 아니야.
이 장치는 너의 기억 속 꿈과 연결되어 있어.”

 

“이 감각… 이상하게 익숙해.”
레브는 숨을 고르며 손을 장치에 가져갔다.
그 순간, 바닥에 새겨진 문양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빛의 회로, 마법의 결계, 기계의 톱니.
전혀 다른 체계들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재구성되었다.

 

“너는 균형자이자… 복원자야.”
사에나의 목소리는 작지만 단단했다.


: 이상 신호

“그런데…”
사에나가 눈썹을 찌푸렸다.


“이건… 순수한 복원 에너지가 아니야.”

장치 옆 작은 결정 구 하나가 미세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가 방해하고 있는 듯한 흔들림.


장치의 일부 회로는 불안정하게 떨렸고, 공기 중에 미세한 균열음이 스며들었다.

“누군가 이 흐름을 감지한 것 같아.”

 

레브는 조용히 주변을 살폈다.


공간은 여전히 고요했지만,

‘기억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는 걸 그는 느낄 수 있었다.


: 부름의 전조

“처음 느끼는 감각인데…

저기, 뭔가 있어.”

 

레브는 제단 뒤편 어두운 벽을 바라봤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가슴 깊은 곳 어딘가가 당겨지는 느낌.

 

“그건 첫 연결점이야.”
사에나가 조용히 말했다.

 

“아직 문은 열리지 않았지만,
너는 이미 꿈의 구조 속에 들어섰어.
너와 연결된 첫 번째 차원이 부르기 시작했어.”

 

그 말이 끝나기도 전,
성역 중심의 장치에서 약한 파열음과 함께
첫 번째 차원 포탈이 희미하게 빛을 내기 시작했다.


 

반응형